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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충전 전력요금 개편…여름 저녁 원가 75% 급등
완속 로밍 세분화 추진…업계 “요금 하방 압박”
보험·안전검사 의무화까지…고정비도 급증
봄·가을 할인 보완책…“수요 적은 시간대 생색내기”
오는 16일부터 전기차 충전용 전력요금 체계가 바뀐다. 충전 사업자(CPO)의 전력 원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동시에 완속 충전 요금 인하 압박까지 가하고 있어 업계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3월 13일 공개한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에 따르면, 여름철 기준 1kWh당 113원(중간부하)이 적용되던 저녁 18~21시 구간이 198.6원(최대부하)으로 75% 인상된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집중되는 낮 시간에는 전력이 남고, 화석연료 발전이 늘어나는 저녁에는 수급이 빡빡해진다는 전력계통 논리에 따른 조정이다. 반면 낮 시간(오전 11~12시, 오후 1~3시)은 최대부하에서 중간부하로 낮아진다.
CPO 입장에서는 역설적인 구조다. 대다수 전기차 이용자가 퇴근 후 저녁 시간에 충전을 시작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가장 몰리는 골든타임의 원가가 직격탄을 맞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7kW 완속충전기 기본료(1기당 월 1만8000원)까지 합산하면 피크 시간대 실질 전력원가는 1kWh당 250원에 육박한다. 한 충전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사용자의 충전 패턴을 무시한 조치”라며 “운영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사업자당 연간 최소 수억 원에서 10억 원 이상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개편을 충전용 전력요금에 적용하면 봄·가을철 월 사용량 요금(원가)은 약 0.4% 감소하는 데 그치지만, 충전 수요가 집중되는 여름철에는 6%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프라 투자와 출혈 경쟁으로 이미 적자가 누적된 판에 전력비까지 오르면 버틸 재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기후부가 추진 중인 로밍 요금 체계 개편도 CPO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후부는 EV이음카드 로밍 요금이 100kW를 기준으로만 이원화(100kW 이상 347.2원, 100kW 미만 324.4원)돼 충전기 출력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구간 세분화 연구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일부 사업자들이 저가 프로모션으로 계약을 따낸 뒤 요금을 대폭 인상해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는 점도 추진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부가 같은 수준의 요금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민간 요금 인상에만 제동을 걸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기후부 로밍 요금을 먼저 낮춰 기준선을 끌어내리려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기후부 로밍요금은 사실상 민간 CPO 요금의 상한선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완속 요금을 낮추면 장기적으로 누가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려 하겠느냐”며 “용역 결과를 업계와 제대로 공유할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의무 비용도 계속 늘고 있다. 2026년부터 사고배상책임보험 의무 가입과 3년 주기 법정 안전검사가 새로 추가됐다. 앞서 언급한 관계자는 “16일부터 전력비 인상분만으로도 당장 수익이 수 퍼센트 줄어든다”며 “고정비는 늘어나는데 전력비도 오르고, 위로는 요금도 못 올리는 처지”라고 했다.
정부는 봄·가을 주말 낮 시간(오전 11시~오후 2시) 전력량 요금 50% 할인을 보완책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주말 낮은 한 주 중 충전 수요가 가장 적은 시간대다. 더 나아가 기후부는 이 할인을 명분으로 CPO들에게 소비자 대상 할인 프로모션 참여까지 요청한 상태다. 저녁 시간 원가 급등으로 비용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추가 출혈을 강요하는 셈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원가 구조가 무너진 상태에서 요금 현실화마저 막히면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라도 충전 인프라 생태계를 고려한 현실적인 요금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