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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온영역 SCOP 3.3…지역별 최대 3.96 적용 가능성
제주 등 남부 중심 수치…북부 지역은 고려 안 됐나

이재명 대통령이 히트펌프 전환 속도전을 주문했지만, 실제 정책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최근 사회복지시설 전기화 사업 대상 공기열 히트펌프 설비 기준이 중온영역(55℃) 계절성능계수(SCOP) 3.3 이상, 저온영역(35℃) 4.5 이상으로 제시됐다. 해당 기준은 사실상 시장 전반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생에너지 인정 기준으로는 여기에 지역별 기후 조건을 반영한 가중치 0.9~1.0 또는 1.0~1.2 수준이 함께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온영역의 경우 이를 적용하면 실제 요구 효율은 지역에 따라 2.97~3.63, 혹은 최대 3.96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

공기열은 재생에너지 범주에 공식 포함됐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효율 기준을 충족해야만 재생에너지로 인정받을 수 있다. 결국 보급의 관건은 정부가 어떤 기준을 설정하느냐다.

특히 이 기준은 앞으로 히트펌프의 고효율기자재 인증과 환경표지 인증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인증을 받은 제품이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되는 만큼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보급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기 시장은 사실상 보조금 중심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남부 지역 중심의 보급에는 당장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제주 등 온화한 지역에서는 SCOP 3.3 수준 달성이 가능하고, 최대 성능도 대체로 3.5 안팎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난방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과 강원 등 북부 지역이다. 공기열 히트펌프는 대기 중 열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외기 온도와 단열 수준, 지역별 기후에 따라 성능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 특히 외기 온도가 낮아질수록 냉매가 확보해야 하는 온도 차가 커지면서 효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예를 들어 외기 온도가 0℃일 때와 영하 10℃일 때는 동일한 난방 목표 온도를 만들기 위한 에너지 소모가 크게 달라진다. 결국 북부 지역으로 갈수록 효율 기준을 충족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현재 논의되는 기준이 난방 수요가 많은 수도권과 강원 등 지역의 여건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남부 지역에서도 SCOP 3.5 이상은 현재로선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해외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은 계절성능계수(SPF) 2.875 이상이면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한다. 서유럽 주요국의 겨울 평균 기온이 대체로 0~7℃, 북유럽도 영하10~15℃ 수준임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논의되는 기준은 더 엄격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히트펌프를 통해 열시장을 개혁하겠다는 대통령의 정책 방향과도 엇박자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이 대통령은 에너지 전환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난방 부문 히트펌프 보급을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면 미래가 매우 위험하다”며 “모든 에너지원을 신속하게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한다. 예를 들면 전기차, 또 주택 난방은 히트펌프로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가스 난방의 전기화를 해야 하는데 공기열 히트펌프가 재생에너지 기반 난방 전기화의 핵심”이라며 “제주도부터 본격적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적극 시행하고 공동주택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물론 엄격한 효율 기준은 필요하다. 다만 보급 초기 단계인 만큼 기술 수준과 지역별 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논의되는 기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SCOP 3.5 이상은 현 기술 단계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 보급 속도를 내겠다는 정책 방향과 충돌할 수 있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 등 난방 수요가 큰 지역까지 고려한다면 기준 설정의 근거와 단계적 적용 방안이 명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지역별로 기온 차이가 있는 만큼 이에 맞는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며 “현재 지역별 계수를 산출 중이며, 고시를 조속히 제정한 뒤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