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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O 분석으로 본 전기차·내연차 역전 시점
대형세단과 경차 비교…G80 4년·레이 5년이면 충분
2월 판매 156% 급증에 보조금 소진… 정책 뒷받침 시급
유가 고공행진… 유류비 부담 덜어줄 해법은 결국 ‘전기차’

중동 전쟁 촉발 직후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섰던 휘발유 가격이 지난 19일 기준 전국 평균 1822원(오피넷)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걷히지 않으면서 내연기관 차주들의 유류비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처럼 고유가가 장기화 조짐을 보일 때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전기차는 정말 경제적인가, 그리고 오른 충전 요금은 적정한가. 전기신문은 최신 유가와 세제, 유지보수비를 반영한 총소유비용(TCO) 분석을 통해 전기차의 실질 비용 경쟁력과 충전 요금의 적정성을 검토했다.

◆ ‘비싼 찻값’의 반전…G80 4년, 레이 5년이면 역전

차값만 놓고 보면 전기차는 분명 비싸다. 그러나 ‘차를 사는 비용’ 못지 않게 중요한 게 ‘타는 비용’이며, 이 같은 유지비는 차량을 유지하는 동안 소모되며, 총소유비용을 계산하면 경제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총소유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은 구매가에 연료비, 자동차세, 정비비, 보험료, 타이어 교체비까지 더한 실질 지출 총합으로, ‘얼마에 샀느냐’가 아닌 ‘얼마를 쓰느냐’로 경제성을 판단하는 지표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 기준으로 보조금을 적용한 eG80 실구매가는 가솔린 3.5T 대비 1174만원 높다. 그러나 매년 나가는 지출을 항목별로 보면 격차는 빠르게 좁혀진다. 연간 충전·연료비는 EV 113만원, 가솔린 333만원으로 220만원 차이가 난다. 자동차세도 EV가 연 13만원인 반면 3.5L 가솔린은 연 90만원으로 연간 77만원 벌어진다. 엔진오일·필터류 등 소모품 교체가 구조적으로 없는 전기차의 연간 정비비는 25만원, 가솔린은 80만원으로 55만원 차이다. 타이어는 배터리 하중 특성상 EV가 10년 기준 40만원 더 들지만, 다른 항목의 절감폭이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 결국 3년차까지는 EV 누적 비용이 148만원 높지만, 4년차에 194만원 역전되고 10년 보유 시 총 2207만원의 격차가 벌어진다.

경차 레이의 역전 시점은 5년차다. 보조금 반영 후 레이 EV 실구매가가 가솔린 대비 548만원 높지만, 연간 연료·충전비 117만원·정비비 23만원 차이가 쌓이면서 5년차에 79만원 역전되고 10년 보유 시 707만원 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차는 자동차세 절감 효과가 미미해 대형차보다 역전 시점이 늦게 나타나지만,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연료비 격차가 더 벌어져 이 시점은 앞당겨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분석은 대형 세단과 경차라는 양 극단 차종을 대상으로 했다. 전기차 선택지가 넓어진 현실에서 가격대와 차급에 따라 역전 시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함께 확인하기 위해서다.

◆ 324.4원, 여전히 내연기관 절반…CPO는 ‘버티는 중’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준 완속 충전 요금은 kWh당 324.4원이다. 이 요금은 사실상 민간 CPO의 상한선이기도 하다. 현재 시장에서 이 요금을 초과하는 완속 충전 사업자는 없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많이 올랐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내연기관 연료비와 직접 비교하면 수치는 달라진다. 같은 주행거리(연 1만5000km) 기준으로 레이 EV의 연간 충전비는 95만원, 가솔린 모델 연료비는 212만원이다. G80도 EV 충전비 113만원 대 가솔린 333만원으로 집계됐다. 요금이 올랐음에도 전기차 에너지 비용은 동급 내연기관의 절반을 밑돈다. 유가가 다시 오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그렇다면 CPO는 이 요금으로 얼마나 남길까. 한전에서 매입하는 전력 도매가가 이미 150~170원대에 형성돼 있다. 판매 요금의 절반 안팎이 원재료비인 셈이다. 여기에 충전기를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드는 비용들이 붙는다. 충전소 부지 임대료, 통신비, 그리고 24시간 관제와 긴급출동 서비스 운영비(OPEX)다. 어느 한 항목도 줄이기 어려운 고정비다. 업체마다 연간 설치 목표와 초기 투자 규모가 달라 평균 마진율을 단순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업계에서는 대다수 CPO가 4~5년의 적자 구간을 버텨야 수익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요금 체계에서 남는 마진으로는 충전 인프라의 질적 유지가 빠듯한 수준”이라며 “수익성이 무너지면 고장난 충전기를 방치하거나 긴급출동 서비스를 줄일 수밖에 없고, 그 불편은 충전하러 갔다가 먹통 기기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이용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6.2% 급증한 3만6332대를 기록했다. 고유가와 보조금 확정, 신차 출시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주요 지자체의 상반기 보조금이 이미 조기 소진되면서 구매 시기를 늦추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보조금이 남아 있을 때와 소진된 이후의 소비자 부담 차이가 적지 않아, 합리적 선택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추경이나 다음 예산 집행 시점을 기다리는 양상이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유가 불안이 지속될수록 전기차 전환 수요는 더 몰릴 수밖에 없다”며 “보조금 단절로 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추경 편성 등 탄력적인 정책 대응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 주요 데이터 출처=휘발유 단가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전국 평균(2026.3.19) | 완속 충전 요금 기후에너지환경부 고시(2025) | 차량 가격·전비 제네시스·기아 공식 홈페이지, 환경부 자동차연비센터 | 국고보조금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 자동차세 지방세법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