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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세 번째…반복된 요금 개입 요청에 울상
기후부 평가 반영 방침에 민간 참여 기정사실로
업계 “사업자 선정 앞두고 사실상 강제로 느껴져”

전기차 충전소. []
전기차 충전소. [사진=오철 기자]

추석 연휴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을 놓고 정부가 민간 충전사업자(CPO)에 재차 동참을 요청했다. 협조 요청이라는 형식과 달리 참여 여부를 보조사업자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 함께 제시되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강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충전요금 인하 자체는 소비자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민간 사업자들이 운영하는 시장에 정부가 가격 결정까지 관여하는 빈도가 지나치게 잦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낮 11시부터 14시까지 전기차 충전요금을 할인한다. 한전은 이 시간 충전사업자에 적용되는 전력량 요금을 100% 할인하고, 기후부는 민간 CPO가 이를 소비자 요금에 반영하면 충전요금이 약 22~29%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는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기존 할인의 폭을 키운 것이다. 기후부는 지난 4월 봄철에 이어 지난 5일부터는 가을철 주말·공휴일 낮 시간대 할인을 시행 중이다. 이때는 전력량 요금의 50%가 할인돼 충전요금이 평시 대비 약 11~17% 낮아졌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전력량 요금 할인율이 100%로 오르면서 충전요금 할인폭도 약 22~29%로, 기존의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봄, 가을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 요청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후부는 지난 17일과 21일 두 차례 간담회를 열어 CPO들에게 추가 인하분을 충전요금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17일에는 할인 폭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협조를 구했고, 21일에는 구체적인 요금표를 제시하며 적용 방안을 재차 설명했다.

요청에는 이행 장치도 함께 제시됐다. 기후부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사업자별 할인 반영 여부를 공개하고, 반영하지 않은 사업자는 전기요금에서 사후 정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책 동참 여부를 향후 보조사업자 평가 지표로 반영하겠다는 방침까지 더해졌다. 순수한 협조 요청이라면 갖추지 않아도 될 장치로 보인다.

충전인프라 보조사업은 정부 예산(보조금)으로 충전기 설치·운영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이를 수행할 사업자는 매년 별도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올해 충전인프라 보조사업자 선정은 당초 7월 이전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평가가 늦어지며 9월 현재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선정 결과를 기다리는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평가 반영’ 방침이 협조 요청이라기보다 사실상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봄철, 가을철에 이어 추석 연휴까지 할인 요청이 반복되는 가운데, 요청 방식이 협의 대신 사후 정산과 평가 반영이라는 이행 수단을 동반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에서는 이런 요청이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운 조건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가 되도록 따라 달라, 나중에 얼굴 붉히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했다”며 “보조사업 수행기관 선정을 목전에 두고 이렇게 말하면 사실상 강제로 하라는 식으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 편익과 전력망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그 부담을 나누는 방식에서만큼은 시장 참여자와의 충분한 협의와 예측 가능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신문 | 2026.09.22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