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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시장 미개척지 ‘빌라·다세대주택’… 저전력 L1 충전과 지능형 콘센트로 해결
“단 한 건의 화재도 없었던 비결”… 충전 중 배터리 신호 분석 AI 진단 기술 구축
많이 깔수록 적자 유발 구조 깨고, 빅데이터 기반 등 운영비 낮추는 플랫폼 전환
“미래 가치는 충전기 아닌 데이터”… 스타코프도 데이터 소유기업으로 진화 목표

안태효 스타코프 대표. []
안태효 스타코프 대표. [사진=오철 기자]

전기차 충전산업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배터리 가격 하락과 중·대형 전기차 모델 확대, 에너지 비용 부담 증가가 겹치면서 한동안 ‘캐즘’으로 설명되던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소비자가 실제로 원하는 중형·대형 SUV와 패밀리카, 법인용 전기차 라인업이 넓어지면서 전기차의 운영 경제성이 다시 시장에서 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전환의 무게는 이전과 다르다. ‘충전기를 얼마나 많이 설치하느냐’는 질문이 아니라 ‘어디서든 안전하고 실패 없이 충전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앞에 놓이기 시작했다.

안태효 스타코프 대표를 만난 것은 이 전환의 맥락을 짚기 위해서였다. 스타코프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와 CPO(충전사업자) 운영을 겸하는 회사로, 현재 약 2만기의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산업의 다음 10년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 물었다. 안 대표는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 이 산업은 변곡점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습니다. 설치 대수는 전기차 보급에 따라 지속 증가하겠지만 앞으로의 경쟁은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안전하게, 낮은 비용으로 충전망을 운영하느냐로 결정될 것입니다.”

◆다음 충전 시장은 빌라·다세대

안 대표가 첫 번째로 짚은 변화는 수요의 이동이다. 지금까지 충전 인프라는 고속도로 급속충전소와 대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전기차가 대중화될수록 충전 수요는 개인주택, 빌라, 다세대주택, 소규모 주차장으로 내려온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안 대표는 “수요는 분명히 있는데 제도와 기술이 이 시장을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진짜 미개척 시장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장벽은 복합적이다. 빌라와 다세대주택은 주차 공간이 분산돼 있고 관리 주체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고출력 충전기를 설치하면 전기공사 비용이 크고, 공용 전기요금 정산과 입주민 동의 문제가 뒤따른다. 전기차 한 대를 가진 주민이 충전 설비를 설치하기 위해 다수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하는 현실은 보급의 실질적 병목이다. 저압 모자 계량, 사용자별 전기요금 정산, 생활권 충전기 설치 기준 정비가 충전 인프라 정책의 핵심 과제라는 게 안 대표의 주장이다.

스타코프가 내놓은 해법은 L1 저전력 충전과 지능형 콘센트형 충전기 차지콘(ChargeCon)이다.

그는 “모든 운전자가 매일 급속충전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며 “일상 주행거리를 보충하는 데는 장시간 저전력 충전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차지콘은 기존 전기설비를 활용하면서도 회원 인증, 사용자별 과금, 비인가 사용 차단, 원격 관제를 결합한 지능형 충전기다. AI 기반 동적 부하분산이 결합되면 저녁 피크 시간대를 피하고 심야 여유 전력을 활용해 전력망 부담도 낮출 수 있다.

안 대표는 “충전의 다음 전쟁터는 충전소가 아니라 주차면”이라며 “전기차가 머무는 곳에서 이미 있는 전기를 얼마나 똑똑하게 나눠 쓰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보급이 다시 가속될 때 ‘내 집 주변에서 충전할 수 있는가’가 가장 먼저 수면 위로 오를 문제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충전기가 배터리를 진단한다

서비스의 변곡점도 선명하다. 안 대표는 전기차 화재 논쟁에서 빠지기 쉬운 논점을 짚었다. 그는 “내연기관차보다 화재가 적게 발생한다는 설명은 충분하지 않다”며 “소비자가 진짜 알고 싶은 건 내 차와 내 주차장에서 위험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지하주차장 화재는 차량 한 대의 문제가 아니다. 인접 차량 피해, 건물 설비 손상, 주민 대피, 보험 분쟁으로 번지는 생활 안전의 문제다. 화재의 파급력이 소비자 불안을 만든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충전 서비스의 다음 경쟁력이 “안전에 관한 설명이 아니라 안전을 실현하는 기능”이라고 잘라 말했다.

0.1C rate 저전력 충전 시 배터리 온도 변화. 충전 구간(왼쪽)에서 온도가 하강하고, 방전 구간(오른쪽)에서 다시 상승한다. 저전력 완속 충전이 배터리 열 스트레스를 낮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공=스타코프]
0.1C rate 저전력 충전 시 배터리 온도 변화. 충전 구간(왼쪽)에서 온도가 하강하고, 방전 구간(오른쪽)에서 다시 상승한다. 저전력 완속 충전이 배터리 열 스트레스를 낮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공=스타코프]

스타코프의 방향은 충전기를 배터리 안전관리의 첫 접점으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며 전류, 전압, 온도, 내부저항, 임피던스 응답 같은 신호를 만든다. C-EIS, CCNA로 표현되는 진단 기술군은 이 신호를 충전 과정에서 읽어내 배터리 건강 상태, 셀 불균형 가능성, 이상 발열 위험을 추정한다.

안 대표는 “전기차 화재 예방의 핵심은 더 많은 소화 장비가 아니라 더 이른 위험 신호 포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열-전기화학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0.1C rate 전후의 저전력 L1 AC 충전은 급속충전보다 배터리 열 스트레스가 현저히 낮을 뿐만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는 충전 중 온도가 오히려 하강하는 현상을 보인다. 스타코프가 2만기의 차지콘을 운영하면서도 지난 수년간 단 한 건의 화재 사고도 없었던 이론적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안심충전 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100% 완충에 가까워질수록 화학적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 충전 프로파일을 분석해 약 85% 수준에서 충전을 종료하거나 고전압 구간을 피하는 방식은 배터리 수명과 안전을 함께 고려한 서비스다. KADIS 같은 정기검사 데이터가 결합되면 배터리 인증과 중고차 가치 평가 서비스로 이어지는 가능성도 열린다. 안 대표는 “배터리를 잘 관리한 차량이 제대로 평가받는 시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충전기 많을수록 비용 증가’ 공식 깨겠다

충전 인프라에 대한 사용자 불만은 충전기 부족만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충전기가 있어도 통신이 끊기고, 결제가 실패하고, 커넥터가 파손된 채 방치되는 문제가 반복된다. 안 대표는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다뤘다. 그는 “지금까지의 CPO는 충전기를 늘릴수록 투자비도, 유지보수비도, 고장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였다”며 “이 구조를 뒤집어, 충전기 수가 늘어날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AI 예지보전 정확도가 높아지며 현장 출동이 줄고 충전기당 운영비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탈바꿈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스타코프는 ChargeMaster 운영 플랫폼과 ADMS(Alert & Dispatch Management Module)를 구축해왔다. ADMS는 충전기에서 수집되는 5종의 센서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처리해 장애 알림, 원격 조치, 현장 출동 판단을 통합하는 운영 지능이다. 딜라이브 충전 인프라 인수도 이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안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대수를 늘린 것이 아니라 기존 충전망에 AI 예지보전과 원격관제를 결합해 운영 품질을 개선할 실증 기반을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충전 인프라의 KPI도 달라져야 한다. 충전 성공률, 가동률, 평균 복구 시간, 결제 오류율, 충전기 1대당 5년 총운영비용(TCO). 이 지표들이 설치 대수보다 먼저 논의돼야 한다는 게 안 대표의 주장이다. 물류차, 택시, 법인차 시장에서는 충전기 고장 한 번이 곧 영업 손실이다. 보조금 정책도 설치 대수 기준에서 운영 품질 평가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7kW/11kW 완속충전기 ‘차지프로’(위)와 지능형 콘센트형 충전기 ‘차지콘’.  [사진=스타코프]
7kW/11kW 완속충전기 ‘차지프로’(위)와 지능형 콘센트형 충전기 ‘차지콘’.  [사진=스타코프]

◆충전기 너머, 에너지 데이터 플랫폼으로

이 변곡점을 지나며 스타코프의 역할과 가치도 달라진다. 충전 인프라 운영사에서 배터리 안전진단 플랫폼으로, 전기 판매 사업자에서 데이터 기반 에너지 운영 사업자로, 설치형 CPO에서 AI 운영 자동화 CPO로, 단순 충전망에서 Grid Service 준비 자산으로, 장비 회사에서 반복수익형 에너지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안 대표는 이 변화를 전략의 선택이 아니라 산업의 요청으로 봤다.

안 대표는 전기차 충전시장이 운영 품질 경쟁으로 전환되는 이 시점에 “CPO는 전기 판매 마진과 유지보수 비용 사이에 속박돼선 안 된다”며 “스타코프는 충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 진단, 화재 예방, AI 예지보전, 동적 부하분산, Grid Service로 확장하는 플랫폼형 CPO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스타코프의 가치는 충전기 수가 아니라 충전 접점에서 발생하는 안전·운영·배터리·전력망 데이터의 누적 가치로 평가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대기전력 0에 도전하는 Zero Standby AC 충전기술, V2G 연계, 배터리 진단·AI 기술을 ESS 안전관리로 확장하는 30년 무화재 ESS 발전 서비스까지 스타코프의 미래 좌표는 충전기를 넘어서 있다. 전기차 1000만대 시대에는 충전기 수보다 전력망 수용성과 운영 효율이 병목이 된다는 그의 인식이 스타코프의 사업 전략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스타코프는 충전기를 소유해서 가치를 높이는 회사가 아닙니다. 충전 접점을 통해 배터리 사용 정보와 전력망 데이터를 소유하는 회사가 될 것입니다. 충전사업의 미래는 충전기가 아닙니다.” ※용어 설명

▲KADIS(Korea Automobile Diagnosis Integrated System): 자동차 정기검사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시스템.

▲0.1C rate: 배터리 충전·방전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 1C는 배터리 전체 용량(SoC 0%~100%까지)을 1시간에 충전하는 속도이며, 0.1C는 10시간에 걸쳐 충전하는 완속 수준을 의미한다. He is…

▲1983년 서울대 물리학 ▲1992년 카이스트 물리학 박사 ▲1996년 KT 연구개발원 무선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2009년 KTF 신사업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2014년 KT 무선통신연구소장, 전략&신사업본부장 ▲2015년 KTH 총괄부사장 ▲현재 스타코프 대표

전기신문 | 2026.06.12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