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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코스닥 입성…상장 첫날 공모가 두 배 돌파
기후부 사업 3분의 2 수주·테슬라 첫 파트너로 토대 구축
LG·한화·SK 떠난 혹한기에 거꾸로 상장 준비
CES 3년 연속·디자인 3관왕… 글로벌이 인정한 K-충전
![정민교 채비 대표(왼쪽 네 번째)와 최영훈 채비 대표(왼쪽 다섯 번째) 등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채비 상장기념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채비]](https://www.bionever.com/wp-content/uploads/2026/09/367508_578966_5654.jpg)
4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종소리가 울린다. 빨간 자켓의 정민교, 최영훈 채비(CHAEVI) 대표가 코스닥 상장 세리머니 단상에 섰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자(CPO) 가운데 처음으로 자본시장의 문을 연 것이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채비는 상장 첫날 공모가(1만 2300원) 대비 두 배를 넘는 주가를 기록하며 강세 출발했다.
채비의 시작은 2016년이다. 국내 충전기 초기 시장은 채비·SK시그넷(前 시그넷EV)·롯데EVSIS(前 중앙제어)가 3강 구도를 이루며 막 형태를 잡아가던 단계였다. 중소기업이던 채비는 2017년 환경부 공용 급속충전기 사업에 적극적인 단가 경쟁력으로 진입했다. 단가를 끌어내리며 정부 사업을 잇따라 가져가는 방식에 시장 왜곡이라는 시선이 따라붙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채비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기후에너지환경부 사업 약 3분의 2, 4700여 기를 공급하며 정부 인프라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같은 시기 테슬라·르노·BMW의 파트너사로 선정되며 글로벌 완성차의 기술 검증도 거쳤다.
파트너십은 빠르게 무게를 더해갔다. 2019년 현대차의 하이차저·E-pit 개발과 운영을 맡았고, 포르쉐코리아의 전담 파트너로도 선정됐다. 2021년에는 CPO 사업에 직접 뛰어들며 충전기 제조부터 부지 개발, 설치, 운영까지 전 과정을 한 회사 안에 묶었다.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수직 계열화가 이때 완성됐다.
![최영훈 채비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채비 코스닥 상장 기념식에서 북을 치고 있다. [사진=채비]](https://www.bionever.com/wp-content/uploads/2026/09/367508_578965_5411.jpg)
순탄할 것 같았던 여정은 금세 흔들렸다. 2021년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부품 수급을 옥죄더니, 2023년에는 전기차 캐즘이 업계 전체를 뒤덮었다. 충전기를 세워도 이용자가 기대만큼 늘지 않는 시기가 이어졌다. 2025년에는 LG전자와 한화솔루션이 충전 사업을 청산했고, SK네트웍스와 신세계도 잇따라 손을 뗐다. 기본료조차 감당하지 못해 멈춰선 충전기가 길거리에 방치됐고, 중소업체의 퇴장은 일일이 세기 어려웠다. 채비는 이 시기를 오히려 정비기로 삼았다. 2022년부터 회계법인의 외부 감사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상장 절차를 준비했다. 2024년 매출은 8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늘었고, 충전 운영 부문은 429억원으로 71% 성장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공시 기준 평균 고장률은 타사 대비 두 배 낮았고, 조치 기간도 1.5배 빨랐다.
버틴 끝에 시장이 돌아왔다. 2025년 국내 전기차 판매는 20만 7000대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기차 11대가 늘 때 급속 1기, 1.8대가 늘 때 완속 1기가 공급되는 패턴이 유지됐지만 2025년부터는 완속도 전기차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인정도 잇따랐다. 5분 충전 메가와트 충전 시스템 ‘CHAEVI MCS(Megawatt Charging System)’는 CES 2026에서 AI와 차량기술·첨단 모빌리티 부문 혁신상을 동시에 받으며 3년 연속 CES 혁신상에 올랐고, iF·레드닷 본상까지 더해 디자인 3관왕을 기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SPT와 2030년까지 3000기 공급 로드맵을 합의했고, 사우디 5000기·일본 6000기·미국 3540기 수출 계약도 잇따랐다.
![채비의 경영실적 및 추정. [사진=채비 IR 자료]](https://www.bionever.com/wp-content/uploads/2026/09/367508_578964_5338.png)
평탄하기만 했던 길은 아니었다. 채비는 적자 상태로 자본시장 문턱을 넘어야 했고, 이익미실현 기업 특례로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캐즘 우려에 국내 기관 수요가 제한적이자 공모가는 희망 밴드 하단인 1만 2300원으로 확정됐고, 공모 주식 수도 1000만 주에서 900만 주로 조정됐다. 그럼에도 해외의 시선은 달랐다. 수요예측에서 해외 기관투자자 약 70%가 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냈고, 일반청약 증거금은 4조 2000억 원, 경쟁률 302대 1을 기록했다. 해외 기관 배정 비율도 35%로 통상의 10~25%를 크게 웃돌았다.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거래소가 납득한 보수적 시나리오 기준으로도 흑자 전환 시점은 2027년이다. 향후 2년간 적자 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가동률 상승과 함께 미국·사우디·일본 등 잇따른 글로벌 수출 계약을 실제 매출로 전환하는 실행력이 관건이다. 미국 BABA Act에 따른 자국산 부품 비율 인상 가능성 등 현지 규제 변수에 대한 대응도 숙제다.
9년 전 출발선의 작은 회사가 코스닥 시장에 발을 디뎠다. 채비의 종소리가 충전 산업의 혹한기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전기신문 | 2026.04.29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