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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분쟁과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진 가운데서도 글로벌 에너지전환 투자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동화 운송(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8930억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블룸버그NEF는 향후 5년간 연평균 2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에너지전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NEF(BNEF)는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례 보고서 ‘에너지전환 투자 동향(ETIT)’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에너지전환 투자는 2조3000억달러(한화 약 3334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최대 투자 동인은 전동화 운송(8930억달러), 재생에너지(6900억달러), 전력망 투자(4830억달러)였다. 다만 재생에너지 투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전력시장 규정이 변화하며 불확실성이 새로 확대된 영향으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BNEF가 추적하는 다른 모든 부문은 수소(73억달러)와 원자력(360억달러)을 제외하고 투자 수준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또한 2025년 청정에너지 공급 투자가 2년 연속 화석연료 공급 투자를 앞질렀으며, 그 격차가 2024년 850억달러에서 2025년 1020억달러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청정에너지 투자(재생에너지, 원자력, 탄소포집, 수소, 에너지저장장치, 전력망 포함)는 지속 증가한 반면, 화석연료 공급 투자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해 전년 대비 90억달러 줄었다. 상류(Upstream) 석유·가스 부문의 지출 축소(-90억달러)와 화석연료 발전 투자 감소(-140억달러)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가스 및 석탄 부문 투자 증가가 일부 이를 상쇄했다.
다만 에너지전환 투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성장률은 2021년 27%에서 2025년 8%로 꾸준히 둔화되고 있다고 집계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25년에도 글로벌 총투자의 47%를 차지하며 최대 투자 지역 지위를 유지했다. 최대 시장인 중국은 전체 투자에서 여전히 선두였지만,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투자 자금이 감소했다. 인도의 투자는 15% 증가해 680억달러에 달했다.
유럽연합(EU)은 역풍을 떨쳐내고 18% 증가한 4550억달러를 기록하며 글로벌 증가분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미국의 투자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전환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3.5% 증가한 3780억달러를 기록했다.
알버트 청(Albert Cheung) 블룸버그NEF 부사장은 “지난 한 해는 정책 및 무역상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에너지전환이 회복력을 지니며 투자자들에게 여러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많은 경제권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자국 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가운데, 특히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맞물리며 청정에너지 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배터리·전해조·풍력 장비 공장 신설과 배터리 금속 생산 자산 등에 대한 지출을 포함하는 청정에너지 공급망 투자는 2025년 6% 증가한 127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25년에 가동(commissioned)한 태양광, 배터리, 전해조, 풍력 장비 공장의 가치와 함께 배터리 금속의 광산 및 제련·가공 시설의 가치를 반영했다.
지난해 성장은 주로 배터리 제조 확대와 배터리 소재 투자 증가가 주도했다.
보고서는 “모든 청정에너지 공급망 부문에서 공급 과잉이 계속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전체 투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청정기술 제품 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 투자의 명확한 과반을 계속 차지하고 있으며, BNEF는 이러한 상황이 최소 향후 3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테크 기업들은 2025년 한 해 동안 민간 및 공모(상장) 지분을 통해 전년 대비 53% 증가한 773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3년 연속 감소 이후 처음 성장세로 전환한 수치다.
이번 자금조달 증가는 청정전력, 에너지 저장, 저탄소 운송 분야 기업들이 주도했다. 공모 주식(상장) 시장의 활동이 회복되며 성장을 이끌었는데, 주로 아시아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뤄진 영향이 컸다. 반면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자금은 3년 연속 감소했다.
또한 M&A 활동도 견조해 2025년 말 기준 991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완료되며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 흐름 속에서 청정전력 및 건물(빌딩) 부문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탄력을 받은 데 기인한다.
보고서는 또한 에너지전환 목적의 채무 발행(부채 조달) 규모가 2025년 1조2000억달러로 2024년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증가는 기업금융 및 프로젝트 파이낸스 자금흐름이 각각 20%씩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며, 재생에너지 등 성숙한 전환 부문에서 라벨드 발행(labeled issuances)이 축소되면서 정부 채권 판매가 감소한 부분을 상쇄했다.
BNEF는 2025년 데이터센터 투자가 약 5000억달러 수준으로, 태양광 전체 투자 규모를 앞섰으나 전동화 운송보다는 작은 규모였다고 추정했다. 이는 향후 글로벌 투자에서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영역으로 꼽힌다.
재생에너지 부문은 자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전환에서 가장 성숙한 분야로서 지속적인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저장, 전기차(EV), 전력망은 비교적 주류 기술로 위험이 낮고 사업 모델이 점차 확립됐다는 분석이다.
청정기술 제조 투자에서 중국의 우위는 당분간 도전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EU·인도가 청정기술 공급망의 자국 내 구축(onshoring)에 투자하면서 중국의 연간 투자 비중은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BNEF는 자체 경제 전환 시나리오(Economic Transition Scenario)가 요구하는 지출 수준 대비 모든 부문에서 공급망 투자가 커지고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 반면, 풍력은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넷제로 경로와의 정렬을 유지하려면 풍력 제조 투자가 대폭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며 “배터리 금속은 향후 증설 속도가 현재 전망대로 둔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수급 불일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너지전환 투자 동향 보고서’는 ▲청정기술 보급을 위한 지출 ▲청정에너지 공급망 투자 ▲기후테크(Climate-tech) 기업 지분 투자 ▲에너지전환 목적의 채무 발행 등 글로벌 에너지전환 관련 연간 투자 규모를 종합한 보고서다. 블룸버그NEF 홈페이지 및 블룸버그 터미널에서 전체 보고서와 함께 데이터 뷰어, 국가별 인사이트,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심층 분석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