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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온다’서 SaaS 플랫폼 ‘차지메이트’로 확장
주차·카셰어링·운수 사업자 충전 데이터 연동
아파트 수익 환원 모델 구상, 보조금 사업자 목표

남재현 아론 대표. []
남재현 아론 대표. [사진=오철 기자]

“시장이 인프라 중심으로만 흘러가다 보니, 결국 시설은 단순 부지 제공자가 되고 전기차 사용자는 그냥 설치된 충전기를 쓸 수밖에 없는 수동적인 구조가 됐어요. 이걸 소프트웨어로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아론(ALON)의 남재현 대표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의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2022년 9월 창업 당시 그가 선택한 첫 아이템은 이동형 충전 서비스 ‘충전온다’였다. 충전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당시 시장 상황에서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로 그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2년간 현장을 발로 뛰며 그의 생각은 바뀌기 시작했다.

“충전기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었지만, 이 인프라를 누군가 의미 있게 ‘활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없었어요. 충전소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자체가 하드웨어나 특정 CPO에 종속돼 있다 보니, 외부 산업과 연동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거죠.”

이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 2025년 론칭한 플랫폼 ‘차지메이트’다. 남 대표는 이를 ‘기존 CSMS(충전소 관리 시스템)의 개방형 고도화 버전’이라고 설명한다. 제조사마다 제각각인 충전기 데이터를 설계 단계부터 표준화해, 어떤 하드웨어가 연결되더라도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렇게 정제된 데이터를 외부 산업이 자유롭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API로 제공한다.

차지메이트 주요 설치 사이트. [사진=아론]
차지메이트 주요 설치 사이트. [사진=아론]

연동의 가능성은 생각보다 넓다. 주차 시스템과 결합하면 충전 요금과 주차비가 한 번에 정산되고 충전 시 주차비 할인도 자동으로 계산된다. 카셰어링 사업자 입장에서는 여러 CPO와 개별 계약할 필요 없이 아론과만 연동하면 자사 운영 시스템 안에 충전 데이터를 바로 통합할 수 있다. 전기버스나 물류 차량을 운영하는 운수 사업자에게는 운행 일지와 충전 데이터를 함께 엮어 한전 시간대별 요금 기준으로 언제 충전하면 비용이 가장 낮은지까지 안내한다. 남 대표는 “아직 이런 관리를 아날로그로 하시는 운수 사업자분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최근 남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아파트다. 대부분의 충전이 주거지에서 일어나는데 전기차 비중이 아직 3~4%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내연차 사용자까지 포함한 공동체 전체가 혜택을 봐야 인프라 확장에 동의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론이 초기 설치비를 투자하고, 충전 수익에서 투자금을 회수한 뒤 나머지를 단지와 분배하는 구조를 이미 일부 단지에서 운영 중이다. 수익 흐름을 관리소와 입대위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이동식 충전 사업도 이어간다. 현재 기후부 이동식 충전 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돼 올해 2월부터 서비스 중이다. 남 대표는 “교통 약자 거주지나 명절 휴게소, 축제 임시 주차장 등 충전 사각지대는 고정식 인프라만으로 해결이 어렵다”며 “공공과 협력해 사각지대를 메우는 복지적 기능으로서 가치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보조금 사업자 지위 확보다. 현행 규정상 완속 충전 사업에서 타사 설치 기기를 연동해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 직접 사업권을 취득해야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

남 대표는 “소프트웨어 변경만으로 CPO가 바뀔 수 있다면 충전기를 통째로 교체해야 하는 사회적 낭비도 줄어들 것”이라며 “전기차 충전 산업이 인프라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충전 OS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론 로고.
아론 로고.

전기신문 | 2026.05.22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