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원문 :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1748

원칙대로면 이미 끝났어야 할 일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 1월 전기차 충전기 운영사·제조사를 새로 뽑아 7월부터 보조사업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7월이 되자 8월로 밀렸고, 8월이 지나자 다시 9월로 밀렸다. 물을 때마다 한 달씩 늦어진 셈이다.
애초 방향은 나쁘지 않았다. 운영사만 보던 심사에 제조사를 끼워 넣고, 효율·내구성 같은 최소 성능기준에 못 미치면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었다. 설치 대수를 늘리는 경쟁에서 품질을 높이는 경쟁으로 바꾸겠다는 취지였다. 기후부도 올해 처음 도입된 제도라 보완할 점이 많다며 지연 사실을 인정했다.
정작 답답한 쪽은 새로 진입하려는 업체들이다. 지난해 선정됐던 곳들은 심사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반년 넘게 진입을 준비해 온 곳들은 대기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들에게는 기다림 자체가 손해다. 보조사업 수행기관이라는 지위 없이는 영업 현장에서 신뢰를 얻는 일부터 쉽지 않다. 발주처도, 소비자도 이미 선정된 업체를 먼저 찾기 때문이다.
밀리는 게 이 심사만은 아니다. V2G(양방향 충·방전) 로드맵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추진협의체를 꾸리고 올 5월 발표를 예고했지만, 아직 나오지 않았다. 내부 보고는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발표는 미뤄지고 있다. 1494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민관 합동 충전 인프라펀드도 사정이 비슷하다. 올 초 공모 시작을 예고했지만, 8월인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아는 업체가 많지 않다. 별개의 사업들이지만 업계가 체감하는 것은 하나다. 정부 일정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책 방향이 옳다고 해서 지연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된 심사와 정교한 로드맵을 만들려면 예정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는 있다. 다만 그 사이 새로 진입하려던 기업들의 발이 묶였다는 사실은 남는다. 전기차 충전 산업은 아직 성장 중인 시장이고, 지금 대기 중인 기업들의 결정이 내년의 시장을 좌우한다. 언제까지, 왜 늦어지는지만 알려줘도 기다리는 쪽의 대응은 달라진다. 기후부는 이번엔 9월이라고 했다. 그 약속과 함께, 이유와 일정을 먼저 알리는 일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전기신문 | 2026.08.28 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