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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25일 PnC 도입 공청회 개최
케이블만 꽂으면 인증·결제…V2G 향한 필수 관문
추석 전 도입 목표…개방형 생태계 지향
해외 OEM 참여·과도기 혼선은 과제

 25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디엠씨타워에서 열린 ‘PnC 도입을 위한 공청회’에서 박창운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이 PnC 서비스 로드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청회 참석자 제공]
25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디엠씨타워에서 열린 ‘PnC 도입을 위한 공청회’에서 박창운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이 PnC 서비스 로드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청회 참석자 제공]

전기차 충전기 앞에서 여러 장의 회원카드를 뒤지거나 스마트폰 앱을 켜고 회원 인증을 거쳐야 했던 번거로운 절차가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케이블 하나만 꽂으면 차량 인증부터 결제까지 자동으로 처리되는 ‘플러그 앤 차지(PnC; Plug & Charge)’ 기술이 국내 충전 인프라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5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디엠씨타워에서 ‘PnC 도입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국가 단일 인증 체계 구축 계획과 구체적인 서비스 로드맵을 공개했다. 국내에는 현재 약 50만 기의 충전기가 보급돼 있지만 수십 개 사업자마다 앱과 회원카드, 결제 방식이 모두 달라 이용자 불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현장에는 국내외 완성차 제조사(OEM)와 충전 사업자(CPO), 시험인증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미래 충전 생태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기술 도입 방향에 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구형 인프라 혼재에 따른 과도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와 투명한 안내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PnC, 단순 편의 넘어 V2G의 관문

이날 발표에 나선 박창운 한국전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PnC의 가치가 단순한 결제 간소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PnC가 국제표준 ISO 15118을 기반으로 차량과 충전기가 암호화된 디지털 인증서(PKI)를 상호 교환하며 인증과 결제를 자동 완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 연결과 동시에 디지털 신원 검증이 이뤄지고, 배터리 상태에 맞는 전력이 공급되며, 충전 완료 후 플러그를 빼는 순간 사전 등록 카드로 자동 결제되는 구조다. 단순히 차량 고유 식별번호를 읽어 처리하는 오토차지(Auto-Charge)와는 달리 위조 불가능한 금융권 수준의 보안과 장기적인 확장성을 갖췄다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이 기술이 향후 전기차 배터리의 잉여 전력을 전력망으로 역송출하는 V2G(Vehicle-to-Grid) 서비스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라고도 짚었다. 미래 전기차는 전력 피크 시간대에 저장한 전기를 전력망에 되파는 이동형 발전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스마트 완속충전기(스마트 제어 충전기)가 기존 충전기 대비 설치 비용만 높고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된 것에 대해서도 박 연구원은 반박에 나섰다. 스마트 충전기에 탑재된 통신 모뎀과 제어 기술이 있어야만 PnC 구현이 가능한 만큼, 현재의 인프라 투자는 미래 에너지 산업의 토대를 닦는 과정이라는 논리다.

PnC 개요. [제공=한국전기연구원]
PnC 개요. [제공=한국전기연구원]

정부는 올해 7월까지 세부 지침서를 마련하고, 추석 전 국가 통합 PKI 인증 체계(KECO-PNC)를 구축해 PnC 서비스를 우선 도입할 계획이다. 완성차 브랜드나 충전기 제조사에 상관없이 어디서나 동일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한다. 이날 현장에는 현대·기아, 테슬라, BMW, 벤츠 등 국내외 주요 OEM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일부 업체는 협력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 OEM 참여·구형 인프라 혼재…우려 목소리도

이처럼 PnC 도입이 전기차 사용자 편의와 국가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게 하지만 실제 구현 과정에서의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PnC 도입에 따른 차량 보조금 인센티브는 대당 약 1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해외 OEM 입장에서는 한국만의 독자적인 보안 인증 체계를 적용하기 위해 본사 차원의 대대적인 시스템 수정과 개발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투자 대비 실익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할 경우 대형 수입차 브랜드들이 서비스 대열에서 이탈하게 되고 결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단일 인증 체계’는 반쪽짜리 표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PnC 서비스 로드맵. [제공=한국전기연구원]
PnC 서비스 로드맵. [제공=한국전기연구원]

스마트 제어 충전기 도입 논의가 시작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현장 정착을 완전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거론됐다. PnC 역시 세부 지침서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국내에서 즉시 지원 가능한 차량 모델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충전기 세대교체와 PnC 탑재 신차 보급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시간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신·구형 충전기가 혼재하는 과도기에 이용자들의 혼선은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일부 시범 사례만으로 ‘PnC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가 현장에서 기능 불가 경험이 반복되면 정책 신뢰도를 되레 갉아먹을 수 있는 만큼, 정부와 CPO들이 도입 현실을 투명하게 안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김진형 기후부 서기관은 “국내 전압이 110V에서 220V로 전환할 때 초기에는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나중에는 편리하게 사용한 것처럼 PnC 도입 초기는 다소 불편하겠지만 국민을 위한 미래 정책으로 믿고 따라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기신문 | 2026.03.26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