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원문 : https://www.energy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299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새만금이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기업의 RE100 이행과 연계해 첨단 제조기업을 유치하는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탄소규제 강화와 공급망 탈탄소화로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조달 능력이 기업의 투자입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면서 새만금 메가특구와 RE100 산업단지를 연계해 재생에너지 생산·소비에서 첨단 제조업까지 이어지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RE100 산업단지가 실질적인 기업 유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대를 넘어 송·배전망 확충과 직접전력구매계약(PPA),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입주기업이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얼마나 신속하게 갖추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의겸 의원(더불어민주당, 군산·김제·부안갑)은 18일 새만금개발청,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새만금 메가특구 및 RE100 산업단지 성공지정을 위한 민관합동추진단’ 2차 회의를 열고 세부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지난 4일 추진단 발대식과 1차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불과 2주 만에 후속 논의에 나선 것으로,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실제 기업 투자와 산업 집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메가특구와 RE100 산업단지 지정 신청 진행 상황 및 대응전략을 집중 점검했다. 이와 함께 주거·교통 등 정주여건 구축과 로봇클러스터 조성, 공공 연구개발(R&D), 부품 국산화 지원, 입주기업 취업지원금, 세제 인센티브 등 기업 유치와 산업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지원방안도 폭넓게 논의됐다.
특히 RE100 산업단지는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자원을 단순한 전력 생산에 머물게 하지 않고 첨단산업의 경쟁력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새만금 재생에너지 정책이 발전설비 확대와 에너지 생산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산업단지 입주기업의 RE100 이행과 연계해 글로벌 탄소규제에 대응하는 ‘에너지-산업 연계형’ 모델로 확장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전반의 탄소배출 감축을 요구하면서 재생에너지 사용은 더 이상 기업의 자발적인 환경경영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특히 수출 제조기업과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제품의 가격과 품질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탄소집약도까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산업단지는 향후 국내외 기업 투자유치 경쟁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만금은 넓은 산업용지와 재생에너지 개발 잠재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RE100 산업단지 구축에 유리한 여건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를 메가특구와 연계해 첨단 제조업과 로봇, 부품·소재, 연구개발 기능까지 집적할 경우 새만금을 단순히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거점’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번 추진단에서 로봇클러스터와 공공 R&D, 부품 국산화 지원 등을 RE100 산업단지와 함께 논의한 것도 이러한 산업구조 전환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이 인공지능(AI)과 로봇, 자동화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제조시설을 개별적으로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과 부품·소재, 협력기업이 함께 집적하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지속적인 투자와 고용 창출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RE100 산업단지의 성패가 단순히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지역’이라는 조건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입주기업이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급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의 변동성이 있는 만큼 전력계통과 ESS, 각종 유연성 자원을 함께 확충하지 않으면 대규모 제조기업이 요구하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RE100 이행을 동시에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입주 일정에 맞춰 송·배전망과 계통연계 설비를 적기에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송전망과 계통 수용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생산된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지 못한다면 RE100 산업단지의 차별화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PPA 등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도 과제다. 단순히 지역 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데서 벗어나 입주기업이 가격과 공급기간을 예측하면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RE100을 이행할 수 있는 전력조달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결국 새만금 RE100 산업단지의 경쟁력은 발전설비 규모 자체보다 기업이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쉽고 안정적이며 경제적으로 조달할 수 있느냐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투자 결정에는 에너지뿐 아니라 인력과 물류, 정주여건도 중요한 변수다. 이번 회의에서 주거·교통 등 정주여건을 함께 점검한 것도 RE100이라는 에너지 경쟁력을 실제 기업 투자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생활하고 정착할 수 있는 산업도시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첨단산업은 생산시설 구축 못지않게 전문인력 확보가 중요한 만큼 지역 대학과 기업을 연계한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주거·교육·의료·문화 인프라를 함께 확충할 필요가 있다. 재생에너지와 산업용지의 경쟁력을 기업 유치에만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문인력의 장기 정착까지 연결해야 지속 가능한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진체계도 실행 중심으로 구체화됐다. 기관 간 이견 조율을 비롯해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총괄 조정은 김 의원이 국회에서 주재하는 TF가 맡고, 메가특구 지정 신청 등 세부 실무협의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주도하기로 했다. 국회가 중앙정부와 관계기관 간 정책·제도적 현안을 조정하고 지역에서는 기업 투자와 인허가 등 현장 실무를 신속하게 추진하는 역할 분담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김 의원은 “중요한 것은 속도와 실행”이라며 “메가특구와 RE100 산업단지 지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회와 새만금개발청, 전북도, 군산시, 현대자동차그룹이 한몸처럼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이 투자하고 인재가 정착하는 새만금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정책의 초점은 RE100 산업단지 ‘지정’ 자체를 넘어 실제 재생에너지 공급과 기업 투자로 이어지는 실행력 확보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송·배전망, ESS 등 전력 인프라 구축 일정과 기업의 투자·입주 계획을 연계한 통합 로드맵을 마련하고, PPA를 비롯한 재생에너지 조달수단을 입주기업이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 유치 정책 역시 일회성 세제혜택이나 보조금 중심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조달부터 R&D와 실증, 부품 국산화, 인력양성, 사업화와 수출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지원체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의 투자가 개별 사업장 건설에 머무르지 않고 부품·소재와 로봇, AI, 에너지 관련 기업의 동반 입주로 이어지도록 공급망 차원의 기업 유치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새만금 RE100 산업단지의 성공 여부는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생산된 에너지를 ‘어떻게 산업 경쟁력으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첨단 제조업, R&D, 인재와 정주환경을 하나의 산업전략으로 연결한다면 새만금은 국내 RE100 산업단지의 대표 모델이자 글로벌 탄소규제 시대의 새로운 기업 투자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민관합동추진단 가동을 계기로 메가특구 및 RE100 산업단지 지정과 기업 투자가 실제 착공과 고용, 연관기업 집적으로 이어질 경우 새만금은 기존 대규모 개발사업의 틀을 넘어 ‘재생에너지 생산-RE100 이행-첨단산업 생산’이 하나의 지역에서 연결되는 에너지·산업 융합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데일리 | 2026.08.18 보도
